이승만을 넘어 역사를 성찰하게 하는 진정한 ‘평전’

이 책은 이승만의 생애를 연대기(年代記)식으로 서술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배재학당에서 서양학문과의 만남, 만민공동회 및 언론 활동, 한성감옥 투옥과 기독교 수용, 미국 유학, 외교독립운동, 대한민국 건국, 농지개혁, 교육 확대, 6·25 전쟁, 한미동맹, 전후 재건, 부산정치파동, 말년의 정치적 실책 등 이승만의 인생에서 주요 장면들을 포착하면서, 그 시대적 배경, 이승만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 그로 인한 결과와 의미 등을 살펴보는 데 주력한다.
이런 점에서 ‘평전(評傳)’이라는 이름에 아주 충실한 책이지만,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읽기 쉽게 풀어 쓴’이라는 부제(副題)처럼 쉽게 읽힌다. 기자로 출발해 한때 정치에 몸담았다가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고, 지금은 탈북민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숨결이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저자는 “노(老) 대통령의 아흔 해를 낱낱이 좇는 그 긴 여정의 끝에서 드러난 것은, 시대의 한계 안에서 최선과 최악을 동시에 남긴, 한 인간의 초상이었다”라면서 “이승만이라는 인물을 우상으로 떠받들거나 악마로 몰아세우는 대신, 그가 세운 나라에 기대어 살아온 수백만의 삶을 기억하며, 사실을 사실 그대로 남기는 것이야말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하게 정직한 유산”이라고 말한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전리품이 아니라, 정직한 자의 유산이어야 한다”는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 특히 가슴에 와닿는다. 역사를 전리품처럼 여기는 자들이 득세하는 이 거친 시대에, 이승만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독자의 주문이 있을 때마다 한 부씩 인쇄하여 배송하는 맞춤형 소량 출판 방식(POD·Publish On Demand)으로 출간된 책으로, 인터넷 서점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출처 : 월간조선(https://monthly.chosun.com)